새와 공룡, 박쥐, 곤충, 그리고 인간이 만든 비행기까지
하늘을 나는 모든 것들을 담고 있는 과학 논픽션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하늘을 날고 싶어 했습니다. 여러분도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한 번쯤 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하늘을 나는 상상이나 꿈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비행기를 타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언뜻 보기에도 엄청나게 무거울 것 같은 비행기가 수많은 사람을 태우고서 하늘 높이 날아올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잖아요. 도대체 어떤 원리가 숨어 있기에 비행기는 하늘을 날 수 있는 걸까요?
이 책은 인간이 하늘을 날기 위해 만든 비행기와 비행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시작됩니다. 비행기가 공중으로 뜨는 건 비행기의 날개가 받는 양력 때문이지요. 양력을 만드는 기본 원리는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뉴턴의 제3 법칙이고, 다른 하나는 기체와 액체 같은 유체는 속도가 달라지면 압력이 달라진다는 ‘베르누이의 정리’입니다.
비행기의 비행 원리는 하늘을 나는 대표적인 생명체인 새가 하늘을 나는 원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새는 날개를 퍼덕여서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처럼 공기의 기압 차를 만들어 몸을 공중에 띄우니까요. 새뿐 아니라 곤충이나 박쥐처럼 하늘을 나는 모든 동물들의 비행 원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행기는 인간이 자연에 있는 생명체들의 비행 원리를 연구한 끝에 만들어 낸 것이니 그 원리가 같은 것이 당연하겠죠. 인간이 비행기를 만든 지는 200년쯤 되었어요. 그런데 곤충들은 3억 년 전부터, 그리고 가장 늦게 하늘을 날기 시작한 박쥐도 5000만 년 전부터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지구에서 하늘을 나는 날개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이 책에는 자연의 생명체 중 최초로 하늘로 날아올랐던 3억 년 전의 곤충부터 익룡과 새, 그리고 생명체 중 가장 최근에 하늘로 날아오른 박쥐까지, 지구의 하늘을 날고 있는 온갖 동물들의 특징과 비행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원래는 땅 위를 걷거나 뛰던 동물들이 하늘을 날게 된 데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하늘을 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그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게 된 진화론적 의미를 알려 줍니다. 3억 년 전의 곤충을 비롯해 중생대의 하늘을 지배했던 익룡과 그 후예라 할 수 있는 새, 포유류 중 유일하게 하늘을 날 수 있는 박쥐까지, 이들은 모두 천적과의 치열한 생존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행이라는 무척 어려운 선택을 했던 것이니까요.
자, 이제 하늘을 나는 생명체들이 어떤 사연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땅 위에서 하늘로 날개를 펼치게 되었는지 ‘날개’와 ‘비행’에 관한 신비한 과학 여행을 떠나 보아요.
목차
1장 날개 이야기
비행기는 어떻게 나는 걸까요? -08
날개와 공기 -16
2장 곤충 이야기
모두 날개 때문이야! -22
곤충의 분류 -32
곤충의 진화 -34
고대의 날개 -38
혁신의 날개 -40
사라진 날개 -42
3장 익룡 이야기
새야, 공룡이야? -46
4장 새 이야기
하늘의 주인공은 나야! -52
깃털 이야기 -60
새의 진화 -68
가장 빠른 날개 -78
오리, 날다 -80
날지 못하는 날개 -82
수렴 진화 -84
5장 박쥐 이야기
밤하늘은 내 거야! -88
박쥐의 진화 -96
바이러스와 함께 날기 -98
저자소개
저자 : 김은정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호기심이 많거나 질문이 많은 어린이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과학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쩌다 과학에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었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공부하다 보니 지금은 매사 호기심과 질문이 많은 어른으로 재미나게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딸은 좋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 1, 2》, 《수성궁 담장이 저리 높은들》, 《우리 집 막걸리》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고, 《사소한 구별법》과 《사소한 질문들》, 《사소한 거미책》, 《사소한 꿀벌책》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자연의 발명품 ‘날개’,
하늘을 나는 동물들한테 비행의 과학적 의미를 배워요
약 4억 년 전 지구에 나타난 곤충은 지구의 하늘을 처음으로 날았던 동물일 뿐 아니라 육지 최초의 초식 동물이기도 합니다. 또한 곤충은 오늘날 전체 동물 종의 8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지구 육상 동물 중 가장 번성한 종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존력에 곤충의 비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곤충이 지구 정복 수준으로 번성한 비결이 ‘날개’ 하나만인 것은 아니에요. 작고 가벼운 몸, 짧은 수명으로 인한 빠른 세대 주기, 자라면서 몸의 형태가 변하는 탈바꿈, 식물과의 공진화 등등 지구 동물들 중 가장 강력한 생존력을 가진 만큼 성공 비결도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갖가지 특징들도 사실 비행 능력과 크고 작게 연관이 있습니다.
곤충은 처음 진화할 때부터 몸의 크기를 줄여서 흙 속이나 나뭇잎 아래 같은 작은 틈으로 천적을 피해 잘 숨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작고 가벼운 몸은 또 날개를 만들어 내기 쉬운 조건이 되었을 거예요. 곤충이 연약해 보이는 얇고 투명한 날개로 날 수 있는 것은 몸이 작고 가벼워서 적은 힘으로도 공중에 떠오르게 하는 양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니까요. 짧은 수명도 곤충의 날개와 어느 정도 관계가 있어요. 많은 곤충이 1년이나 2년으로 수명이 짧고, 날개를 단 성충으로 사는 기간은 길어야 몇 주, 짧게는 몇 시간으로 더욱 짧습니다. 곤충은 날개를 새처럼 10년, 20년 쓰는 게 아니어서 날개를 튼튼하게 만들려고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지요. 또한 곤충의 특징 중 하나인 탈바꿈 과정에서 곤충은 날개를 만들어요. 그러니 탈바꿈 또한 날개와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곤충은 이렇게 탈바꿈을 통해 몸의 모양과 구조를 완전히 바꾸면서, 탈피로 그저 몸집만 키우는 다른 절지동물들과는 전혀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던 거예요.
곤충 말고도 익룡과 새, 그리고 박쥐도 하늘을 나는 동물입니다. 지금은 멸종해서 볼 수 없지만, 곤충에 이어 두 번째로 하늘을 날았던 동물인 익룡 역시 파충류의 시대라고 불리는 중생대의 하늘을 지배했습니다. 익룡 뒤를 이어 그 자리는 1만여 종이나 되는 새가 차지합니다. 새 중에는 한곳에 머물러 사는 ‘텃새’도 있지만 1년에 10만 킬로미터가량 날아서 이동하는 철새도 있습니다. 이처럼 새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비행 능력을 마음껏 뽐내며 척추동물 중 가장 번성한 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면서 하늘을 나는 유일한 동물인 박쥐도 비행 능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진화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아 생태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날개를 달고서 지구의 하늘을 날고 있는 동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앞서 비행의 기술을 터득한 비행 전문가들입니다. 이들을 통해 자연의 발명품인 날개와 비행에 담긴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을 탐구해 보아요.